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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군론

군론 (1) - 군의 정의

안녕하세요, Dimen 입니다.

제가 2개월 전 쯤에 군론에 입덕하고는 꽤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제 슬슬 까먹어가기도 하니, 블로그 새로 만든 겸으로 군론에 대한 시리즈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정리노트 같은 느낌이라서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은 brilliant.org에서 제공하는 군론 강의를 바탕으로 써짐을 알려드립니다.

 

1. 군의 배경

우리는 집합이란 개념에는 이미 익숙합니다.

집합이란 유사한 특징을 가진 여러 객체들을 하나의 묶음으로 보기 위함이 그 도입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학이 발전함에 따라 수학자들은 집합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원했습니다.

바로 집합의 원소 하나하나만의 성질을 분석 대상으로 둘 것이 아니라,

이 집합 내의 원소끼리의 상호 작용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싶어진 겁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정수 집합 \(\mathbb{Z}\) 내의 원소끼리의 곱하기 연산 \(\times\)을 생각해 봅시다.

정수 집합과 곱하기는 다소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두 정수는 곱해도 정수라는 성질입니다. 보다 수학적으로 쓰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forall a, b \in \mathbb{Z} \quad a \times b \in \mathbb{Z} \]

 

당연한 성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흔한 성질은 아닙니다.

일례로 순허수 집합의 경우에는 \(i \times i = -1\)이며 -1은 순허수가 아니기 때문에 위의 성질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수학자들은 특정 집합과 연산의 경우에는 

집합 위에서 연산이 정의됨에 따라 그 집합에 어떠한 구조가 주어짐을 느꼈습니다.

위의 예시를 보자면 정수 집합과 곱하기는 순허수 집합과 곱하기에는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닫혀 있다(Closure)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집합과 연산을 한 세트로 고려하여 보다 더 집합의 구조와 대칭성을 깊이 파악하기 위한 학문이 군론입니다.

어떠한 작용이 가능한 집합체는 대부분 군으로 모델링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루빅스 큐브는 큐브의 모든 섞인 상태를 집합으로, 큐브를 돌리는 회전을 연산으로 하는 군으로 모델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루빅스 큐브의 해법이 발전하는 데는 군론의 교환자, 켤레관계 등의 개념들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루빅스 큐브 뿐만 아니라 분자의 대칭구조나, 선형대수학의 다양한 변환 등이 

군으로 모델링되어 매우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부터 현대수학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무궁무진한 응용 가능성을 가진 군론에 대해서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2. 군의 정의

군 \((S, \circ)\)은 다음 4개의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1) 임의의 \(S\)의 원소 \(a, b\)에 대해 \(a \circ b\)도 \(S\)의 원소이다.

2) 임의의 \(S\)의 원소 \(a\)에 대해 \(e \circ a = a \circ e = a\)를 만족하는 \(S\)의 원소 \(e\)가 존재한다.

3) 임의의 \(S\)의 원소 \(a\)마다 \(a \circ a^{-1} = a^{-1} \circ a = e\)를 만족하는 \(S\)의 원소 \(a^{-1}\)가 존재한다.

4) 임의의 \(S\)의 원소 \(a, b, c\)에 대해 \(a \circ (b \circ c) = (a \circ b) \circ c\)이다.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집합은 연산에 대해 닫혀있다(The set is closed under opera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두 번째 조건의 \(e\)는 항등원(Identity)라는 이름이 있으며,

세 번째 조건의 \(a^{-1}\)는 \(a\)의 역원(Inverse of \(a\))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네 번째 조건은 여러분도 잘 아는 결합법칙입니다.

 

즉 위의 네 조건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집합이 연산에 대해 닫혀있다.

2) 항등원이 존재한다.

3) 모든 원소의 역원이 존재한다.

4) 결합법칙이 성립한다.

 

 

구체적인 예시를 보겠습니다. 정수 집합 \(\mathbb{Z}\)와 덧셈 연산 \(+\) 을 봅시다.

 

1) 먼저 두 정수 \(a, b\)에 대해 \(a+b\)도 정수이므로 1번 조건을 만족합니다.

2) 모든 정수에 대해서 \(a + e = a\)가 되는 \(e\)는 0입니다. 0 역시 정수이므로 2번 조건도 만족합니다.

3) 모든 정수에 대해서 \(a + a^{-1} = e = 0\)이 되는 \(a^{-1}\)은 \(-a\)입니다.  \(a\)가 정수라면 \(-a\)도 정수이므로 3번 조건 역시 만족합니다.

4) 모든 정수에 대해서 \(a + (b + c) = (a + b) + c\)이므로 4번 조건도 만족합니다.

 

이상의 네 조건을 모두 만족하므로 \((\mathbb{Z}, +)\)는 군을 이룹니다.

 

 

이번에는 \(\mathbb{Z}\)와 곱셈 연산 \(\times\)을 보겠습니다.

 

1) 먼저 두 정수 \(a, b\)에 대해 \(a\times b\)도 정수이므로 1번 조건을 만족합니다.

2) 모든 정수에 대해서 \(a \times e = a\)가 되는 \(e\)는 1입니다. 1 역시 정수이므로 2번 조건도 만족합니다.

3) 모든 정수에 대해서 \(a \times a^{-1} = e = 1\)이 되는 \(a^{-1}\)은 \(\frac{1}{a}\)입니다.  그런데 \(\frac{1}{a}\)은 정수가 아니기 때문에 3번 조건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4) 모든 정수에 대해서 \(a \times (b \times c) = (a \times b) \times c\)이므로 4번 조건은 만족합니다.

 

\((\mathbb{Z}, \times)\)의 경우, 3번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므로 군을 이루지 않습니다.

 

 

몇 가지 군의 예시를 더 들어주자면,

\[ (\mathbb{Q - \lbrace 0 \rbrace }, \times) \quad (2\mathbb{Z}, +) \quad (\mathbb{R}^2, +) \]

는 모두 군을 이룹니다(\(2\mathbb{Z}\)는 모든 짝수의 집합, \(\mathbb{R}^2\)는 모든 이차원 벡터의 집합).

 

몇 가지 군이 아닌 예시를 더 들어주자면

\[ (\mathbb{Q}, \times) \quad (2\mathbb{Z}+1, +) \]

은 군이 아닙니다(\(2\mathbb{Z}+1\)은 모든 홀수의 집합).

 

증명은 연습삼아 여러분들이 직접 한 번 해보세요!

 

참고로 보통 이 글에서는 여러분의 이해를 위해 ([집합], [연산]) 꼴로 군을 표기했지만,

일반적으로 군은 보통 집합만으로 표기합니다. 예를 들어 덧셈 위에서 정의된 군 $\mathbb{Z}$ - 이런 식이죠.

이후 글에서는 위 두 표기를 병행하가며 설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이번 글에서는 군의 정의와 몇 가지 군의 예시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대칭군, 순환군 그리고 정이면체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