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와 거시
그린 정리는 미적분학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크스 정리와 발산 정리의 핵심을 담고 있는 정리이기도 하며,
더 크게 보자면 미시(microscopoic)와 거시(macroscopic)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미시와 거시를 잇는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사실 미시와 거시를 잇는 다리를 우리는 이미 한 번 건너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입니다.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는 아래와 같았죠.
$$
f(b)-f(a)=\int_a^b f'(x)dx
$$
이 정리에서 "미시"를 담당하는 연산은 미분입니다.
미분은 $x$축의 미소변화에 따른 $y$축의 미소변화를 관찰하는 연산입니다.
한편 "거시"를 담당하는 연산은 적분입니다.
적분은 실제로 우리 눈에 보이는 넓이를 다루는 연산입니다.
그런데 이 두 연산은 같이 취했을 때 원래의 함수가 나온다는 특징이 있었죠.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는 미소연산과 거시연산을 이어주는 다리였습니다.
그린 정리는 이런 미시와 거시 사이의 관계를 이변수 함수로 확장한 것입니다.
한편 스토크스 정리와 발산 정리는 이 관계를 삼변수 함수로 확장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반화된 스토크스 정리는 이 관계를 함수를 넘어 추상적인 개념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일반화된 스토크스 정리는 매우 강력한 정리로,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 그린 정리, 스토크스 정리, 발산 정리는 모두 일반화된 스토크스 정리의 특수 형태입니다.
그린 정리는 일반화된 스토크스 정리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이제부터 그린 정리의 내용과, 그 간략한 증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주석 사실 "스토크스 정리"의 정확한 이름이 "켈빈-스토크스 정리"이며, "일반화된 스토크스 정리"의 정확한 이름이 "스토크스 정리"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책에서 "켈빈-스토크스 정리"를 "스토크스 정리"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 글을 비롯해 추후 글에서는 "스토크스 정리"를 "일반화된 스토크스 정리"로 부르겠습니다.
그린 정리
아래와 같은 사각형 경로를 따라 평행하게 벡터장 $\mathbf{F}$를 선적분한다고 합시다.
즉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빙글 돌면서 적분합니다.
경로와 평행하게 선적분하므로 Circulation 적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과 관련된 다른 연산을 압니다.
바로 Curl입니다. Curl은 어떤 지점에 이쑤시개를 뛰울 때 반시계 방향으로 얼마나 회전하는지 알려주는 연산이었죠.
그린 정리의 발상은 바로 이것입니다. Curl을 활용해 선적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여기서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먼저 아래와 같이 이 영역을 작은 영역으로 나누어 봅시다.
여기서 각 영역에서 Curl을 구해보겠습니다.
Curl은 각 영역에서 반시계 방향의 회전을 구하므로,
이 연산의 적용 영역을 그림에 표시하면 대략 아래와 같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이웃한 칸 사이에서의 Curl이 소거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1행1열의 칸의 우변의 Curl은 1행2열 칸의 좌변의 Curl과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에 소거됩니다.
이런 식으로 내부의 모든 Curl은 소거되고, 외부의 큰 둘레를 따라가는 Curl만 남습니다.
그런데 이 외부의 큰 Curl은 처음에 우리가 구하고자 한 사각형 경로를 따라가는 선적분과 같습니다.
즉, 아직 우리의 수학적 논리가 엄밀하지는 않지만 다음이 성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폐곡선 $C$에 대하여, $C$의 경로를 따라가는 벡터장 $\mathbf{F}$의 선적분은 $C$의 영역 내부에 대한 벡터장 $\mathbf{F}$의 Curl의 적분과 같다.
수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겠죠.
$$
\oint_C \mathbf{F}\cdot \mathbf{T}\; ds = \iint_R (\nabla \times \mathbf{F})\cdot \hat{k} \; dxdy
$$
그리고 이것이 실제로 그린 정리입니다!
그린 정리를 쓰기 위한 조건
곡선 $C$는 piecewise smooth simple closed curve여야 합니다.
말이 어려운데, 대충 설명하자면
- smooth: 경로가 도중에 끊기지 않는다.
- simple: 경로가 교차하지 않으며($\infty$ 같은 경로은 안됨), 가운데에 구멍이 없다.
- closed: 경로는 닫혀있다. (폐곡선)
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구멍은 뚫려있어도 구멍 내부를 음의 적분을 취하는 식의 기법으로 그린 정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smooth simple closed curve에 대해서만 증명하겠습니다.
piecewise란 말이 빠졌는데, 이 말은 아까 전의 3가지 조건에 한 가지 조건이 더 추가된다는 말입니다.
- non-piecewise: 경로가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와 같은 경로는 괜찮지만 ◇와 같은 경로는 꼭짓점에서 급격히 꺾이므로 안됨)
실제로 그린 정리를 쓸 때 이 조건은 필요없습니다.
그런데 이 조건을 빼고 그린 정리를 증명하기는 꽤 빡셉니다..수준이 아니라 전 이해도 못합니다.
궁금하신 분을 위해 링크만 달아놓겠습니다.
Piecewise smooth simple closed curve에 대한 그린 정리의 증명
Smooth simple closed curve에 대한 그린 정리의 증명
위와 같이 생긴 경로에 대해 그린 정리를 보이겠습니다.
먼저 경로를 윗경로($C_1$, 파란색)과 아래경로($C_2$, 초록색)으로 나누겠습니다.
smooth simple라는 조건에 의해 경로 $C_1$와 $C_2$는 함수가 됩니다.
$C_1$ 과 $C_2$를 각각 $(x, f_1(x)), (x, f_2(x))$로 쓸 수 있다고 합시다.
우리가 보이고자 하는 식은
$$
\oint_C \mathbf{F}\cdot \mathbf{T}\; ds = \iint_R (\nabla \times \mathbf{F})\cdot \hat{k} \; dxdy
$$
입니다. 좌변을 scalar differential 형태로 쓰고 우변을 curl의 계산법에 따라 전개하면 그린 정리는
$$
\oint_CMdx+Ndy=\iint_R \left( \frac{\partial N}{\partial x} - \frac{\partial M}{\partial y} \right) \; dxdy
$$
로 쓸 수 있습니다. 이 식을 증명해 보겠습니다.
먼저 $M$의 $y$에 대한 편미분을 다시 $y$에 대해 적분하면 $M$이 된다는,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를 이용하겠습니다.
$$
\int^{f_2(x)}_{f_1(x)}\frac{\partial M}{\partial y}dy=M(x, f_2(x))-M(x, f_1(x))
$$
위 식의 양변을 $a$에서 $b$부터 정적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begin{align*}\int^b_a\int^{f_2(x)}_{f_1(x)}\frac{\partial M}{\partial y}dy &= \int^b_a [M(x, f_2(x))-M(x, f_1(x))] dx \\&= -\int_b^a M(x, f_2(x))dx -\int_a^bM(x, f_1(x))dx \\&= -\int_{C_2}Mdx - \int_{C_1}Mdx \\&= -\oint_C M dx\end{align*}
$$
따라서,
$$
\oint_C Mdx = -\iint_R \frac{\partial M}{\partial y} dxdy
$$
$N$에 대해서 마찬가지 단계를 거치면 아래 식을 얻습니다.
$$
\oint Ndy = \iint_R \frac{\partial N}{\partial x} dxdy
$$
두 식을 연립하면 그린 정리를 얻습니다!
$$
\oint_CMdx+Ndy=\iint_R \left( \frac{\partial N}{\partial x} - \frac{\partial M}{\partial y} \right)
$$
그린 정리의 Normal 형태
위에서 본 그린 정리는 그린 정리의 Tangential 형태입니다.
즉, 그린 정리에는 한 가지 형태가 더 있습니다.
바로 그린 정리의 Normal 형태입니다.
Tangential은 경로와 평행하게 선적분을 했지만,
Normal 형태는 경로와 수직하게 선적분을 하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질문입니다.
즉, Flux 적분에 대한 정리입니다.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죠.
그리고 몇몇 분은 예상하셨겠다시피 Flux 적분은 Divergent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죠.
식으로 적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
\oint_C \mathbf{F}\cdot \mathbf{n}\; ds = \iint_R \nabla \cdot \mathbf{F} \; dxdy
$$
증명은 Tangential 형태와 거의 비슷합니다. (물론 동일한 조건 하에서요)
그린 정리의 증명에 익숙해지고 싶은 분들에게 연습문제로 남겨두겠습니다.
마무리
위 그림은 그린 정리의 요약입니다.
그린 정리의 핵심은 거시(큰 사각형)와 미시(작은 사각형) 사이의 연결입니다.
그리고 이 정리를 3차원으로 확장한 것이 스토크스 정리와 발산 정리입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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