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전개
오늘은 테일러 전개에 대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일러 전개는 다항식이 아닌 함수를 다항식으로 근사하는 테크닉입니다.
테일러 전개를 통해서 얻은 다항식을 테일러 급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유한 개의 항을 가진 다항식으로 바꾸면 이것은 '근사'가 되지만
무한한 항을 가진 다항식으로 바꾸면 기존 함수와 테일러 전개로 얻은 함수는 동일한 함수입니다.
단, 이는 함수가 이 되지 않고 무한 번 미분 가능한 함수에서만 가능한 얘기입니다.
(사실 이것보다 더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지만 내용이 어려워서 생략하겠습니다)
"0이 되지 않고 무한 번 미분 가능한 함수가 있나요?"
네, 당연히 있습니다. 일반적인 다항식은 어느 정도 미분하다 보면 모든 항이 0이 되어버리지만,
예를 들어 $\sin x$ 의 경우에는 미분했을 때
\[ \sin x \quad \rightarrow \quad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quad \rightarrow \quad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quad \rightarrow \quad \cdots \]
이런 로테이션을 돌기 때문에 무한번 미분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테일러 전개를 하는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일러 전개의 기본 원리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무한 번 미분 가능한 함수 $f(x)$에 대해
\[ f(x) = \sum_{k=0}^\infty \frac{f^{(k)}(0)}{k!}x^k \] 가 성립한다. 단, $f^{(k)}(x)$는 $f(x)$를 $k$번 미분한 것을 의미한다.
잠깐만요! 아직 떠나지 마세요! 설명할게요!
휴우..네. 갑자기 어마무시한 식이 튀어나와서 당황하셨을 법 한데요,
일단 그냥 한 번 툭 던져본 거니까 너무 당황하지 마시고요
"아 저게 테일러 전개의 일반식이구나" 하는 정도로 일단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이 글을 다 읽게 되면 저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겁니다.
일단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서 차근차근 테일러 전개에 대해서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f(x) = e^x$의 테일러 전개
$e^x$는 미분해도 $e^x$입니다. 따라서 무한정 미분이 가능하며 테일러 전개를 쓸 수 있죠.
(앞서 말했듯이 사실은 '무한번 미분 가능' 외에 더 많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해석학 책을 참고하세요.)
포인트는 바로 이것입니다.
$e^x$를 무한개의 항을 가진 다항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가정하는 것입니다.
\[ e^x = a_0 + a_1x + a_2x^2 + a_3x^3 + a_4x^4 + a_5x^5 + \cdots \]
여기에 $x=0$을 대입하면 $a_0=1$이 됩니다.
여기서 좌우변을 한번 미분해보면, $e^x$는 미분해도 $e^x$이므로 다음과 같이 됩니다.
\[ e^x = a_1 + 2a_2x + 3a_3x^2 + 4a_4x^3 + 5a_5x^4 + \cdots \]
여기에 $x=0$을 또 다시 대입해 보면 $a_1=1=1/1!$이 됩니다.
한번 더 미분해보면,
\[ e^x = (2\cdot 1)a_2 + (3\cdot 2)a_3x + (4\cdot 3)a_4x^2 + (5\cdot 4)a_5x^3 + \cdots \]
가 되어 $x=0$을 대입하면 $a_2=1/2 = 1/2!$이 됩니다.
한번 더 미분해보면,
\[ e^x = (3\cdot 2\cdot 1)a_3 + (4\cdot 3\cdot 2)a_4x + (5\cdot 4\cdot 3)a_5x^2 + \cdots \]
가 되어 $x=0$을 대입하면 $a_3=1/6 = 1/3!$이 됩니다.
한번 더 미분해보면,
\[ e^x = (4\cdot 3\cdot 2\cdot 1)a_4 + (5\cdot 4\cdot 3\cdot 2)a_5x + \cdots \]
가 되어 $x=0$을 대입하면 $a_4=1/(4×3×2×1)=1/4!$이 됩니다.
패턴이 보이시죠? 바로 $a_n=1/n!$ 입니다. 이로부터 $e^x$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 e^x = 1 + x + \frac{x^2}{2!} + \frac{x^3}{3!} + \frac{x^4}{4!} + \cdots \]
이것이 바로 $e^x$의 테일러 전개입니다.
어때요, 놀랍지 않나요? 우리는 $e$를 $(1+n)^{1/n}$의 극한이라는 방법으로 정의했는데
이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는 위와 같이 매우 리드미컬하고 아름다운 식이 됩니다.
이런 것이 바로 테일러 전개의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두 값이 맞는지 한번 계산기에 돌려볼까요?
x=2 일때, e^2은 약 7.389 입니다.
그러면 오른쪽 테일러 급수를 100번째 항까지 구해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7.389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테일러 전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테일러 전개하는 방법
1. 함수를 무한 개의 항을 가진 다항식으로 나타냅니다.
2. $x=0$을 대입해 $a_0$의 값을 찾습니다.
3. 좌우변을 한번씩 미분한 후 $x=0$을 대입해 $a_1$의 값을 찾습니다.
4. 또 좌우변을 한번씩 미분한 후 $x=0$을 대입해 $a_2$의 값을 찾습니다.
5. 이를 계속 반복하여 패턴을 찾은 후 일반화합니다.
$f(x) = \sin x$의 테일러 전개
그러면 한번 연습해 봅시다.
아까전에 말했다시피 $\sin x$ 는 다음과 같은 로테이션으로 무한정 미분이 가능합니다.
\[ \sin x \quad \rightarrow \quad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quad \rightarrow \quad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quad \rightarrow \quad \cdots \]
따라서 $\sin x$ 는 테일러 전개가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실은 몇가지 조건을 더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1단계. $\sin x$를 무한 개의 항의을 가진 다항식으로 다음과 같이 나타냅시다.
\[ \sin x = a_0 + a_1x + a_2x^2 + a_3x^3 + a_4x^4 + a_5x^5 + \cdots \]
2단계. $x=0$을 대입해봅시다.
그럼 좌변은 $\sin 0 = 0$이 되고요, 우변은 싹 다 날라가고 $a_0$만 남네요. 따라서 $a_0=0$입니다.
3단계. 양변을 한번씩 미분해 보겠습니다.
그럼 다음과 같이 되죠.
\[ \cos x = a_1 + 2a_2x + 3a_3x^2 + 4a_4x^3 + 5a_5x^4 + \cdots \]
여기에 다시 한번 $x=0$을 대입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좌변은 $\cos 0 = 1$이 되고요, 우변은 싹 다 날라가고 $a_1$만 남네요. 따라서 $a_1=1$입니다.
4단계. 양변을 한번 더 미분해 보겠습니다.
\[ -\sin x = (2\cdot 1)a_2 + (3\cdot 2)a_3x + (4\cdot 3)a_4x^2+(5\cdot 4)a_5x^3 + \cdots \]
여기에 다시 한번 $x=0$을 대입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좌변은 $-\sin 0 = 0$이 되고요, 우변은 싹 다 날라가고 $a_2$만 남네요. 따라서 $a_2 = 0$입니다.
5단계. 패턴을 찾아봅시다.
패턴을 찾기 위해 위의 단계를 몇 번 더 반복해 보겠습니다.
\[ \begin{align*} -\cos x &= (3\cdot 2\cdot 1)a_3 + (4\cdot 3\cdot 2)a_4x + (5\cdot 4\cdot 3)a_5x^2 + \cdots &\rightarrow \quad a_3 = \frac{1}{3!} \\ \sin x &= (4\cdot 3\cdot 2\cdot 1)a_4 + (5\cdot 4\cdot 3\cdot 2)a_5x + \cdots &\rightarrow \quad a_4 = 0 \\ \cos x &= (5\cdot 4\cdot 3\cdot 2\cdot 1)a_5 + \cdots &\rightarrow \quad a_5 = \frac{1}{5!} \end{align*} \]
그럼 한번 패턴을 찾아봅시다.
일단 좌변은
\[ \sin x \quad \rightarrow \quad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quad \rightarrow \quad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quad \rightarrow \quad \cdots \]
이렇게 순환하므로 여기에 $x=0$을 대입하면
\[0 \quad \rightarrow \quad 1 \quad \rightarrow \quad 0 \quad \rightarrow \quad -1\]
이 됩니다. 따라서 $n$이 짝수일 때($n$은 0부터 시작한다는 점 유의하세요) $a_n$은 0이 되고요,
$n$이 $4n+1$ 꼴이면 +가 붙고 $n$이 $4n+3$ 꼴이면 -가 되겠네요.
또 분모는 $n!$이 됩니다. 따라서 $a_n$을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죠.
\[ a_n = \begin{cases} \frac{1}{n!} & (n=1, 5, 9, \cdots, 4k+1) \\ -\frac{1}{n!} &(n=3, 7, 11, \cdots, 4k+3) \\ 0 &(n=2, 4, 6, \cdots, 2k)\end{cases} \]
따라서 sin x 의 테일러 전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 \sin x = \frac{x}{1!} - \frac{x^3}{3!} + \frac{x^5}{5!} - \frac{x^7}{7!} + \cdots \]
놀랍지 않나요? $\sin x$은 직각삼각형에서 정의하는 함수였는데,
테일러 전개를 하니 매우 규칙적인 무한급수가 튀어 나왔습니다.
이 역시 $x$에 구체적인 값을 대입하면 좌우변이 같은 값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일러 전개의 일반화
하지만 매번 이렇게 패턴을 찾아내는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죠. 이를 일반화시켜 봅시다.
무한정 미분가능한 함수 f(x)가 있다고 해 봅시다. 우리의 목적은 f(x)를 다음과 같은 테일러 급수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 f(x) = a_0 + a_1x + a_2x^2 + a_3x^3 + a_4x^4 + a_5x^5 + \cdots \]
먼저 $a_0$은 구하기 쉽습니다. $x=0$을 대입하면 $a_0=f(0)$이니까요.
그리고 $a_1$은 한번 미분하면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위에서 확인했습니다.
\[ f^{(1)}(x) = a_1 + 2a_2x + 3a_3x^2 + 4a_4x^3 + 5a_5x^4 + \cdots \] \[ x=0 \quad \rightarrow \quad a_1 = f^{(1)}(0) \]
한번 더 미분하면 $a_2$를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 f^{(2)}(x) = (2\cdot 1)a_2 + (3\cdot 2)a_3x + (4\cdot 3)a_4x^2+ (5\cdot 4)a_5x^3 + \cdots \] \[ x=0 \quad \rightarrow \quad a_2 = \frac{f^{(2)}(0)}{2!} \]
한번 더 미분하면 $a_3$을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 f^{(3)}(x) = (3\cdot 2\cdot 1)a_3 + (4\cdot 3\cdot 2)a_4x + (5\cdot 4\cdot 3)a_5x^2 + \cdots \] \[ x=0 \quad \rightarrow \quad a_3 = \frac{f^{(3)}(0)}{3!} \]
이로부터 우리는 an의 일반항이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 a_n = \frac{f^{(n)}(0)}{n!} \]
그렇다면 f(x)는 다음과 같이 시그마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 있습니다.
\[ f(x) = \sum_{k=0}^\infty \frac{f^{(k)}(0)}{k!}x^k \]
넵. 바로 우리가 맨 처음에서 본 그 무시무시한 식을 유도해 내었습니다.
$f(x) = \cos x$의 테일러 전개
그러면 위의 시그마 식을 이용하여 $f(x) = \cos x$의 테일러 급수롤 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cos x$의 미분 사이클은 다음과 같습니다.
\[ \cos x \quad \rightarrow \quad - \sin x \quad \rightarrow \quad - \cos x \quad \rightarrow \quad \sin x \]
여기에 $x=0$을 넣으면,
\[ 1 \quad \rightarrow \quad 0 \quad \rightarrow \quad -1 \quad \rightarrow \quad 0 \]
즉 $\cos x$의 테일러 전개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 \begin{align*}
\cos x &= \frac{1}{0!}x^0 +\frac{0}{1!}x^1 + \frac{-1}{2!}x^2+ \frac{0}{3!}x^3+ \frac{1}{4!}x^4+\cdots\\
&= 1 - \frac{1}{2!}x^2 + \frac{1}{4!}x^4 - \frac{1}{6!}x^6 + \frac{1}{8!}x^8 - \cdots \end{align*} \]
근데 이렇게 놓고 보니까, $\sin x, \cos x, e^x$의 테일러 급수 형태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뭔가 이 세 함수를 잘 변형하면, 세 함수 사이의 관계식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이와 똑같은 생각을 바로 오일러 님이 하셨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 세 함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